예고편 공개 때부터 반응이 심상치 않았던 대작영화 올해 연말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달굴 영화 영웅이 개봉되었습니다.
2009년 초연 이후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동명의 창작 뮤지컬을 스크린에 옮긴 대한민국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시기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그의 생애 마지막 1년을 담은 영화입니다.
고향을 등지고 먼 길을 떠나는 안중근
어머니는 아들의 목적지가 교황청이 아님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한제국 곳곳에 뿌리내린 일본군을 몰아내는데 목숨을 바쳤고 피의 맹세로 동지들과 독립의 의지를 굳건히 다진 그는 더 본격적인 활동을 위해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합니다. 그곳에서 오래된 동료 우덕순과 함께 조도선, 유동하, 마진주를 만납니다.
이토 히로부미의 측근에서 그의 정보를 전달해주던 사람은 한때 조선의 궁녀였던 설희. 명성황후의 참혹한 죽음을 눈앞에서 마주한 그녀는 이토 히로부미를 자신의 손으로 처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에게 접근한 독립군이었습니다. 설희로부터 정보를 전달받은 독립군들은 드디어 운명의 날을 마주합니다.
혼잡한 하얼빈 기차역에서 이토의 얼굴을 몰랐던 안중근은 설희가 심어둔 흰 손수건을 통해 그를 발견하고 그에게 세발을 발사하고 이토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주변인들에게 세발, 총 여섯 발의 총격을 발사합니다.
안제균 감독
자신의 안녕보다 조국의 안위가 우선이었던 인간 안중근의 뜨거운 이야기를 스크린에 옮긴 감독은 해운대, 국제시장으로 국내 최초 쌍천만 감독의 타이틀을 얻은 윤제균 감독이 영화 영웅의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뮤지컬의 장점을 놓치지 않으면서 스크린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영화적 체험까지 살려낸 이 작품은 역사적 고증까지 꼼꼼히 맞추며 안중근 의사의 생애를 진실되게 담아냈습니다.
윤제균 감독은 10년 전 원작을 보고 영화화해야겠다고 결심했다는데 뮤지컬 영웅의 무대에 초대한 이가 바로 배우 정성화였습니다. 뮤지컬 영웅 초연 때부터 지금까지 무대 위의 안중근으로 살아온 정성화는 무대에서 쌓은 신뢰는 고스란히 영화 캐스팅으로 이어졌으니 안제균 감독은 우리나라에서 정성화보다 안중근을 더 잘 연기할 수 있는 배우는 없을 것이라 단언하며 안중근 역을 정성화를 캐스팅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역 정성화
뮤지컬 초연 때부터 하얼빈으로 떠나 안중근 의사의 발자취를 더듬으며 그의 숭고한 정신을 되새긴 정성화는 조국 독립을 향한 결연한 의지와 인간 안중근으로서의 고뇌까지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무게감 있는 연기를 펼치며 휘몰아치는 전개의 중심을 굳건히 잡아낸 정성화의 연기는 평단과 관객의 모두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무대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그의 엄청난 가창력, 그로부터 피어난 감동을 상영관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영화를 놓쳐선 안될 이유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안중근 의사와 정성화는 놀라운 싱크로율 또한 화제를 모았는데 강인한 눈빛과 결연한 표정, 그리고 헤어스타일과 수염의 모양까지 완벽하게 재현하였습니다. 덕분에 관객은 더 뜨거운 마음으로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설희 역 김고은
예능을 통해 감미로운 목소리를 뽐낸 이 배우 김고은이 조선의 마지막 궁녀이자 독립군의 정보원인 설희 역으로 출현합니다. 탁월한 가창력과 믿고 보는 연기로 애절하고 결연한 설희의 심정을 완벽하게 전달한 김고은 언론 시사 이후 그의 새로운 도전에 감탄한 이 가 한둘이 아니었는데 연기를 곁에서 지켜본 정성화로부터 뮤지컬 무대로의 러브콜을 받기도 한 김고은은 배우로서 스펜트럼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영화엔 극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설희의 새로운 넘버 '그대 향한 나의 꿈'이 추가 됐었는데요 설희의 서사에 탄탄함을 더해 원작 팬들에게도 색다른 즐거움을 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덕수 역 조재윤. 조도선 역 배정남
대한제국 독립군 대장 안중근을 비롯해 우리나라를 지킨 모든 독립군들의 뜨거운 활약을 담아내 의미가 더 깊은 이 작품은 안중근의 동지 충무로 최고 배우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안중근의 오래된 동지 우덕수는 조재윤이 독립군 최고 명사수 조도선 역으로 배정남이 합류하였습니다.
여러 작품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해왔던 두배우 유괘한 연기로 관객에게 숨 돌릴 틈을 내어줌과 동시에 독립군으로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을 유연하게 오가며 입체적인 캐릭터를 탄생시켰습니다.
유동하 역 이현우. 마진주 역 박진주
믿음직한 얼굴로 여러 군인 캐릭터를 거쳐왔던 배우 이현우는 독립군의 막내 유동하로 변신 숨겨왔던 가창력을 뽐내며 시대의 아픔에 직면한 청춘을 연기하여 관객의 마음을 저릿하게 만들었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음원차트 싹쓸이한 배우 박진주는 독립군에 살림꾼 마진주 역을 맡아 경쾌한 에너지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 건 물론 애절한 감정 연기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할 예정입니다.
조마리아 역 나문희
여기에 빠질 수 없는 한 사람,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를 연기한 나문희 배우입니다. 무너지는 마음을 내색하지 않고 아들의 결연한 다짐에 힘을 더하던 어머니 조마리아의 강인한 모정은 관객의 마음에 묵직한 여운을 더합니다. 음정 위로 넘실거리는 감정 왜 조마리아가 나문희 배우여야만 했는지 증명합니다.
영화의 감동이 더 짙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이유
현장에서 배우들의 노래를 직접 담아낸 라이브 촬영을 선택한 영웅은 할리우드의 유명 뮤지컬 작품들 역시 같은 방식으로 촬영됐습니다. 한국 영화로선 새로운 도전이었으며, '누가 죄인인가', '그날을 기약하며' 등 원작 뮤지컬의 명곡이 전한 감동을 스크린에서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건 물론 배우의 연기와 노래의 호흡이 함께 얽혀있어 시시각각 변하는 캐릭터의 감정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라이브로 진행되는 데다 배우들의 목소리 외 어떤 소음도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라 촬영장은 매 순간 초긴장 상태였다는 사실 카메라 앞에서 바로 노래를 불러야 했던 배우들은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보컬드레이닝을 받았고요. 작은 소음이라도 들리면 곧바로 NG, 카메라 앞에서 한 곡을 10회 이상 부르면서도 지치지 않는 집중력을 선보였다고 합니다.
덕분에 관객은 뮤지컬 못지않은 현장감을 체감하며 역동적으로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배우들의 안무를 비추거나 핀 조명을 활용하는 등 넘버마다 한 편의 공연을 보는 듯한 웅장함을 살린 영웅은 무대 연출에 있어 공간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던 원작의 한계를 깨고 입체적인 배경을 활용해 서사엔 풍성함을 더했습니다. 뮤지컬과 영화의 경계를 허문 연출 영웅만의 미덕이었습니다.
대사로만 등장했던 안중근의사의 과거, 그중에서도 전쟁 신이 스펙터클한 규모로 담겼습니다. 핵션, 드라마, 로맨스 지루할 틈 없이 변주되는 여러 장르로 관객을 만족시킨다는 점 역시 돋보입니다. 특히 산전수전 공중전! 블라디보스토크 지붕 위에서 펼쳐지는 안중근 의사와 와다의 추격 장면은 쫀쫀한 긴장감을 자랑합니다.
여기에 리얼리티 넘치는 대규모 세트와 로케이션으로 1900년대의 숨을 불어넣은 제작진, 1900년대 초반 러시아 건축 양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라트비아에서 블라디보스토크 장면들을 촬영했습니다. 안중근 의사에 대한 철저한 자료조사로 인물들의 동선까지 체크해 하얼빈 역 세크를 완벽하게 구현하였으며,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의 삶을 더욱 생생하게 담아내려 노력한 제작진의 노고가 빛나는 부분입니다.
안중근 의사의 의거와 그 이후의 삶까지 조명하며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페이지까지 펼쳐낸 영화 영웅, 성대한 연말 공연 웅장한 감동과 뜨거운 전율을 느끼고 싶다면 영웅과 함께 해보시기 바랍니다.
댓글